그래서 여섯 해 전에 사하라 사막에서 비행기가 고장을 일으킬 때까지 나는 마음을 털어놓고 진정어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상대를 갖지 못한 채 홀로 살아왔다. 내 비행기의 모터가 한 군데 부서져 버린 것이다. 기사도 승객도 없었으므로 나는 혼자서 어려운 수선을 시도해 보려는 채비를 갖추었다. 그것은 나에게는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였다. 이렛날 동안 마실 수 있는 물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첫날밤 나는 사람 사는 고장에서 수천 마일 떨어진 사막에서 잠이 들었다. 대양 한가운데에 떠 있는 뗏목 위의 표류자보다 나는 더 고립되어 있었다. 그러니 해가 뜰 무렵, 야릇한 목소리가 나를 깨웠을 때 내가 얼마나 놀랐을지 여러분은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목소리는 말했다.
"양 한 마리를 그려 줘!"
"뭐라고?"
"양 한 마리를 그려 줘."
나는 기겁을 해서 후다닥 일어섰다. 눈을 막 비벼 보았다. 사방을 잘 살펴보았다. 그랬더니 정말로 이상하게 생긴 조그만 사내아이가 나를 심각한 얼굴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었다. 훗날 내가 그를 그린 그림 중에서 가장 잘된 것이 여기 있다. 그러나 물론 나의 그림은 모델보다는 훨씬 덜 매력적이다.
그것은 내 잘못이 아니다. 여섯 살 적에 어른들이 화가로 출세할 수 없다고 나를 낙심시켰기 때문에 나는 속이 보이지 않거나 보이거나 하는 보아 구렁이 이외에는 아무것도 그리는 연습을 하지 않았으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