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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to recorder:

자연스럽고 부뜨럽게 해주세요 그리고 목소리 크게 좀 해주세요^^ 정말 감사합니다!

순례자의 노래 (더섯번쩨 부분) 다
얼음을 가득 채운 투명한 유리컵에 얇게 저민 레몬 한 조각과 붉은 체리가 떠 있었다. 그것은 그녀에게 시큼하고 떫은 맛이 나는 냉수에 지나지 않았다. 보기에 좋은 것이 먹기에도 좋다는 서양 속담은 적절하지 못한 비유라고 생각하며 점점 작아져 컵의 표면으로 떠오르는 얼음조각을 우울하게 바라보았다. 얼음은금시녹아버리고레몬의맛은속임수처럼엷어졌다. 그리고시간이감에 따라 그들이 오리라는 희망 또한 엷어져 갔다. 아홉 시가 넘자 그녀는 웨이터에게 또 한 잔의 진토닉을 주문했으며 비로소 자신이 약속시간과 장소를 잘못 안 것이 아닌가 하는 실제적인 의혹에 사로잡혔다. 혹시 내일, 또는 모레로 정해진 날짜를, 오직 나가고자 하는 그녀의 절박한 갈망이 임의로 오늘이라 속삭인 것이나 아닐까. 점점 작아지는 얼음조각들이 달그락 소리로 부딪치다가 흔적없이 녹아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며 한없이 기다려야 한다는 것은 쓸쓸한 일이었다. 열시가되어또한잔의진토닉을주문했을때젊은웨이터는넓고흰 깃을 목둘레에 부챗살처럼 두르고 강철처럼 뻣뻣하고 윤기없는 회백색 긴 머리털을 늘인 몹시 비대한 여자를 마치 유령을 보는 듯한 눈초리로 바라보았다. 그들이 이제 오지 않으리라는 것이 자명한 사실로 드러났고 그녀는 심한 노여움에 사로잡혔다. 그녀가 모임에 나오리라는 것을 알고는 몰래 장소를 옮겼음에 틀림없었다. 이 부근의 어딘가에 자리잡고 앉아 유리창을 통해 환히 보이는기다림에지친그녀를손짓하며끝없이수근댈것이다. 글쎄걔가전화를 했지 뭐니? 너희들에게도 다 전화를 했었대. 용케 피했구나..... 남자는 죽고그앤풀려났지만그럼뭘하니, 폐인이다된걸. 실제로귓전에서울리는 소리에 혜자는 귀를 틀어막았다. 아무리 정당방위라지만 ....어쨌든.....그랬으니까. 이혼했다지? 그럴 거야, 어떻게 같이 살겠어, 무서워서...... 정절을 지키기 위해서였을까? 얼결에 자기도 모르게 한 짓이 아니었을까. 아마공포때문이었을거야. 후에걔가정신병원에들어간걸봐도 알지. 남들의 얘기 속에서는 죽은 것은 언제나 도둑이 아닌, 남자였다. 남편도 그랬었다. 뭣인가자꾸알아내고싶어했다. 그가단순히낮털이도둑인가전부터 알던 사이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지나치며 낯이 익은 사내는 아닌가를 교묘히 우회하며 그러나 집요하게 캐물었다. 처음 보는 남자였어요. 무슨 일이 있었냐구요?보는그대로지요.제발날내버려둬요. 도대체뭘알고싶어그러는 거예요. 그녀는 그녀의 생각으로는 수천 번 이상 했었던 말을 되풀이하며 입을 틀어막고 울었다. 그녀가 속치마바람이었고 사내가 흉기를 지니고 있지 않았다는 것이 끝내 석연치 않은 의혹으로 자랐던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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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례자의 노래 (더섯번쩨 부분) 다 ( recorded by mira33 ), stand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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