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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Audio Request

anno
475 Words / 1 Recordings / 4 Comments
Note to recorder:

자연스럽고 부뜨럽게 해주세요^^ 정말 감사합니다!

돌아다보니, 소녀는 지금 자기가 지나쳐 온 허수아비를 흔들고 있다. 좀전 허수아비보다 더 우쭐거린다.
논이끝난곳에도랑이하나있었다. 소녀가먼저뛰어건넜다. 거기서부터 산 밑까지는 밭이었다.
수숫단을 세워 놓은 밭머리를 지났다.
“저게 뭐니?”
“원두막.”
“여기 차미 맛있니?”
“그럼. 차미맛두 좋지만 수박맛은 더 좋다.”
“하나 먹어 봤으면.”
소년이 참외 그루에 심은 무밭으로 들어가, 무 두 밑을 뽑아 왔다. 아직

밑이덜들어있었다. 잎을비틀어 팽개친후소녀에게한밑건넨다. 그리고는 이렇게 먹어야 한다는 듯이 먼저 대강이를 한 입 베물어 낸 다음 손톱으로 한 돌이 껍질을 벗겨 우적 깨문다.
소녀도따라했다. 그러나세입도못먹고,
“아, 맵고 지려.” 하며 집어던지고 만다.
“참 맛없어 못 먹겠다.”
소년이 더 멀리 팽개쳐 버렸다.
산이 가까와졌다.
단풍잎이 눈에 따가왔다.
“야아!”
소녀가 산을 향해 달려갔다. 이번은 소년이 뒤따라 달리지 않았다.
그러고도 곧소녀보다더많은꽃을꺾었다.
“이게 들국화, 이게 싸리꽃, 이게 도라지꽃 ......”
“도라지꽃이 이렇게 예쁜 줄은 몰랐네. 난 보라빛이 좋아! ...... 근데, 이
양산같이 생긴 노란 꽃이 뭐지?“ [마타리꽃.]
소녀는 마타리꽃을 양산 받듯이 해보인다. 약간 상기된 얼굴에 살폿한 보조개를 떠올리며.
다시 소년은 꽃 한옴큼을 꺾어 왔다. 싱싱한 꽃가지만 골라 소녀에게

건넨다.
그러나 소녀는,
“하나두 버리지 말어.”
산마루께로 올라갔다.
맞은편 골짜기에 오손도손 초가집이 몇 모여 있었다. 누가 말한 것도 아닌데 바위에 나란히 걸터앉았다.
볼로 주위가 조용해진 것같았다. 따가운가을햇살만이말라가는풀냄새를퍼뜨리고있었다.
“저건 또 무슨 꽃이지?”
적잖이 비탈진 곳에 칡덩굴이 엉키어 끝물꽃을 달고 있었다.
“꼭등꽃 같네. 서울우리학교에큰등나무가있었단다. 저꽃을
보니까 등나무 밑에서 놀던 동무들 생각이 난다.”
소녀가 조용히 일어나 비탈진 곳으로 간다. 꽃송이가 달린 줄기를 잡고
끊기 시작한다. 좀처럼 끊어지지 않는다. 안간힘을 쓰다가 그만 미끄러지고 만다. 칡덩굴을 그러쥐었다.
소년이 놀라 달려갔다. 소녀가 손을 내밀었다. 손을 잡아 이끌어 올리며, 소년은 제가 꺾어다 줄 것을 잘못했다고 뉘우친다.
소녀의 오른쪽 무릎에 핏방울이 내맺혔다. 소년은 저도 모르게 상채기에 입술을 가져다 대고 빨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홱 일어나
저 쪽으로 달려간다.
좀 만에 숨이 차 돌아온 소년은,
“이걸 바르면 낫는다.”
송진을 생채기에다 문질러 바르고는 그 달음으로 칡덩굴 있는 데로 내려가 꽃 많이 달린 줄기를 이빨로 끊어 가지고 올라온다. 그리고는,
“저기 송아지가 있다. 그리 가 보자.”
누렁송아지였다. 아직 코뚜레도 꿰지 않았다.
소년이 고삐를 바투잡아 쥐고 등을 긁어 주는 척 훌딱 올라탔다.
송아지가 껑충거리며 돌아간다.
소녀의 흰 얼굴이, 분홍 스웨터가, 남색 스커어트가, 안고 있는 꽃과 함께
범벅이 된다. 모두가 하나의 큰 꽃묶음 같다. 어지럽다. 그러나 내리지 않으리라. 자랑스러웠다. 이것만은 소녀가 흉내내지 못할 자기 혼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인 것이다.
“너희 예서 뭣들 하느냐?”
농부 하나가 억새풀 사이로 올라왔다.
송아지 등에서 뛰어내렸다. 어린 송아지를 타서 허리가 상하면
어쩌느냐고 꾸지람을 들을 것만 같다.
그런데나룻이 긴농부는소녀편을 한번 훑어보고는그저 송아지
고삐를 풀어 내면서,
“어서들 집으로 가거라. 소내기가 올라.”
참먹장구름한장이 머리위에 와있다. 갑자기사면이소란스러워진
것 같다. 바람이 우수수 소리를 내며 지나간다. 삽시간에 주위가 보랏빛으로

변했다.
산을 내려오는데 떡갈나뭇잎에서 빗방울 듣는 소리가 난다. 굵은
빗방울이었다. 목덜미가 선뜩선뜩했다. 그러자 대번에 눈앞을 가로막는 빗줄기. 비안개 속에 원두막이 보였다. 그리로 가 비를 그을 수밖에.
그러나 원두막은 기둥이 기울고 지붕도 갈래갈래 찢어져 있었다.
그런대로 비가 덜 새는 곳을 가려 소녀를 들어서게 했다. 소녀는 입술이 파랗게 질려 있었다. 어깨를 자꾸 떨었다.
무명 겹저고리를 벗어 소녀의 어깨를 싸주었다. 소녀는 비에 젖은 눈을 들어한번쳐다보았을뿐, 소년이하는 대로잠자코있었다. 그러면서 안고온 꽃묶음 속에서 가지가 꺾이고 꽃이 일그러진 송이를 골라 발밑에 버린다.

Recordings

Comments

bangbang1
Sept. 9, 2012

와....
정말 한번에 낭독하기엔 좀 길어서,
3등분 정도로 나눠 좋으면
녹음 하기에 좋을 것 같아요.

anno
Sept. 9, 2012

아 네^^

pumaeng
Sept. 23, 2012

I failed this many times :(
I hope you understand some outsight in recording.
It is difficult for me to speak this perfectly because there are many words that are unusual.

anno
Sept. 23, 2012

우와 pumaeng씨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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