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르릉 비쭉 할라뽕
얼토당토 않은 얘기지만 이런 얘기도 있어. 옛날에 옛날에 어떤 사람이 아들을 하나 낳았는데, 이놈이 커 가면서 하라는 글공부는 안 하고 밤낮 활만 쏘거든. 서너 살 먹어서 아장아장 걸을 때부터 활을 쏘던 것이 나이 스무 살이 되도록 그 짓만 해. 아주 어릴 적에는 싸리나무로 활대를 만들고 삼 껍질로 시위를 만들고 겨릅대로 살을 만들어 가지고 놀던 것이, 차차 나이를 먹어 힘이 생기니까 참대로 활대를 만들고 명주 타래로 시위를 만들고 쇠로 활촉을 만들어 가지고 밤낮 쏘는 거야. 나이 스무 살이 되도록 배운 거라고는 활 쏘는 것밖에 없어. 글이라고는 낫 놓고 기억자도 모르고 농사 짖는 법도 못 배웠으니 그놈을 잇다 쓰겠나? 아버지가 보다 못해 역정을 내어,
"에잇, 이놈. 너 먹여 살리는 것도 이제 지켜우니 당장 나가거라. 나가서 정승 사위나 되기 전에는 집에 올 생각도 말아라."
하고 아들을 쫓아냈어.
teafortwo님 감사합니다!^^